자명한 산책
자명한 산책이 뭘까, 했다. 같은 제목의 시도 있기는 하지만,이 시집을 읽고 나서는 자명 하다는 표현이 와닿았다.손끝에 그 감촉이 느껴지는 듯하고, 그런 냄새가 나는 듯하고, 그런 색감이 보이는 듯 해서였다.감각들이 선명하게 묘사되는 시가 많다. 강골목길냄새무교동거미의 달갇힌 사람남산, 11월네 마흔 살아주 외딴 골목길모진 소리폭풍 속으로 1폭풍 속으로 2르네 마그리트의 하늘숨쉬는 명함들화난, 환한 수풀시리다명아주비여기서부터해방촌, 나의 언덕길막다른 골목코끼리조용한 이웃황사 바람 1황사 바람 2방금 젊지 않은 이에게안데르센봄벚꽃 반쯤 떨어지고시멘트 연못희망관광거미의 밤광장, 착오, 책략주름과 균열나무들그날그녀는 걸었다수전증노인겨울밤나꿈들그때는 설레었지요사닥다리석류 한 알젖은 혀, 마른 혀다른 삶삶은 감자..